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는 '◯B' 공동체, 참 좋다.
"'◯D◯' 파트너십 기업 협약하기까지 '◯B' 내 적잖은 갈등이 있었지만, 저를 비롯한 비참여 자들의 사직 후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구성원들을 분리했습니다.
제가 별도 법인의 대표이고 '◯B'에는 주주와 파트너십으로 함께 하므로 저에게'◯D◯' 참여를 요구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선교단체 리더 목사는 파트너십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모든 구성원은 '◯D◯ 훈련과정 이수' 및 공동체에서 믿음 생활하며 순종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며 '믿음 없는 불신자 해고, 신자더라도 '◯D◯와 함께 하지 않으면 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동역자도 이 지침에 당황했으나 순종적인 믿음의 사람답게 결심했고 공동 설립자인 내 의견을 살피며 나와 리더 사이에서 마음 고생이 많았다.
난 '◯B'는 기업이지 선교단체가 아니라며 지침에 반발했고 신규 법인을 설립해 지침에 위배되는 구성원들을 흡수하는 방어적 선택을 했다.
주께서 믿음의 삶을 위한 동행을 위해 팔로워들에게 쉽지 않은 선택지를 던지신 것처럼 평신도 선교의 삶을 살고자하는 자들에게 리더가 왜 그런 가입규약을 내렸는지 십분 이해되었지만 파트너십 기업을 선교단체 하부조직으로 쥐락펴락하려는 부정적 의도는 온전히 수용할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B'가 아니라 '◯◯◯' 당신이다."
당시 나의 평신도적 사역과 그 열매를 알고 있는 리더 입장에서 나는 선교사역에 준비된 자로 그 공동체 안에서의 쓰임새가 커 보였을 것이다.
"네! 그러시다면 제가 '◯D◯' 참여하는 것으로 할테니 별도 법인 설립 이슈는 덮으시죠."
"별도 법인은 인정할테니 '◯D◯'와 15년 함께 하면서 '절대순종' 하겠다는 맹세를 하세요!"
"하나님의 뜻이면 15년이 아니라 평생도 함께 할 것이고 복음의 길을 벗어나면 내일이라도 떠날 것이기에 맹세를 하라는 권유는 수용하지 못하겠습니다."
공동체 강령으로 리더와 적잖은 실랑이를 벌이면서 결국 '별도 법인 분리 인정', '15년 절대순종 맹세 서약 예외 인정'을 하는 걸로 합의는 이루어지고 나는 '◯D◯' 훈련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D◯' 과정에 참여했지만 예배때는 믿음으로 충만하다가도 삶의 현장에선 빛과 소금의 역할은 커녕 신앙의 고백도 온전히 못하는 크리스천이 많은 이 세대에 평신도 선교에 대한 비전, 삶의 지혜, 바른 습관을 길러주는 교육 커리큘럼은 알차 보였다.
'◯D◯' 훈련에 함께 참여하는 많은 지체들의 조별 토론 소감을 하면서 제가 우려되는 바가 있어 의견을 여쭙니다."
"말해 보세요!"
"지체 다수가 조별 토론에서 은혜의 주체로 목사님과 단체를 피력(披瀝) 합니다."
이런 소감이 조직 로열티 관점에서는 유익하겠으나 복음 관점에서는 아쉽고 위험하다 느끼던 바 오늘 시간을 빌어 의견 드려봅니다."
난 제자 사역을 하며 그들이 부자척인 것에 은혜받는 걸 경계하도록 가르치며 유념(留念) 되게 했다.
예배를 마친 후 너희 맘에 '하나님의 이처럼 사랑하심'에 대한 고백이 아닌 "역시, 우리 목사님 설교를 잘 하신다니까? 역시, 우리 교회가..." 등의 고백이 나오면 경계해라"
"그 예배는 십중팔구 실패다. 목회자는 너의 예배소감을 기뻐했을지 몰라도 가인이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님은 너의 예배 또한 받지 않으셨을 것이다."
"◯◯◯ 실장 말이 맞아요. 이들 다수가 신앙 연수와 관계없이 실제적 믿음의 첫 단계에 들어와 있기에 이런 현상이 나옵니다."
"네! 그렇군요. 전 다만 목사님이 그걸 좀 즐기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3년의 '◯D◯' 과정이 마치는 시점에 나오는 이들의 고백은 다르기를 바랍니다."
"◯◯◯ 실장이 설립한 신설법인도 파트너십 기업으로 순종하세요."
"불가합니다. ◯D◯ 참여하면서 이 건은 합의되었는데 갑자기 번복하시니 당황스럽습니다."
"그 기업을 함께 하지 못한다면 공동체에서 제명할 것입니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B'의 지체들이랑 찢어지는것이 마음 아파 참여한 '◯D◯'입니다. 단, 헤어짐의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동안 '◯D◯' 훈련의 조건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제가 거부할 걸 알면서 번복하시는 건 '◯B'라는 기업을 저로 인해 쥐락펴락하기 힘드시니.."
이렇게 해서 나는 선교단체를 나오게 되고, '◯B'와의 관계 또한 정리하는 아픔에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