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Arthur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하나님! 20만 원 주세요

하나님의 임재(臨在) 후 생애 처음 스스로 성경을 펼쳐 보았다.

그중 내게 놀랍게 다가온 몇몇 구절이 있었다.

예레미야 33:2-3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마태복음 7:7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요한복음 16:24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마가복음 1:17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사도행전 1:8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네가 구하면 내가 행하고 지어 성취해서 너를 통해 내가 영광을 받겠으니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는 구절들이었다.

예배 때 자주 인용되는 구절들로 이전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같았으나 거듭난 지금의 내겐 온전한 약속의 말씀들로 내 심장을 두드린다.

"이거 뭐 신앙생활이라는 거 그냥 거저먹겠는데?"

범석이와 여행 계획을 세웠던 나는 20만 원의 경비가 없어 목하 고민 중이었는데 이 문제를 하나님께 구하면 어떨까 싶어 주일예배 시간에 기도드린다.

“하나님! 제가 여행을 가야 하는데 돈이 없습니다. 20만 원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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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마친 나는 타고 온 아버지 승합차 안에서 낮잠을 청하며 자리에 누웠다.

그 순간 앞에 주차해 있던 르망 승용차가 후진하며 살짝 들이받는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다.

벌떡 일어나 나가보니 르망 승용차에서 환갑이 넘어 보이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술에 취해 벌게진 얼굴로 내리시더니 동네에서 이럴 수도 있다며 사과 한마디 안 하시고 그냥 가시려고 했다.

“어르신! 술을 드신 것 같으니까 제가 댁까지 운전해 드리고 이 사고는 자녀분들과 얘기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범퍼가 살짝 들어가서 몇만 원이면 합의됩니다.”

어르신은 한동네에 살면서 이런 걸 가지고 시비한다며 무작정 승용차를 운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소식을 듣고 달려온 남동생은 사고처리 안 하면 못 간다고 승용차 앞을 가로막아 섰는데 어르신은 차 보닛에 동생을 달고 십수 미터 운전하시면서 동생을 떼어내고 도주를 하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경찰들이 출동하고 그 어르신은 얼마 못 가 검거를 당했고 나는 노원 경찰서로 가서 피해자 진술을 했다.

나는 별 피해 본 것이 없다고 진술하며 어르신의 선처를 당부했지만 경찰은 피해를 축소하는 것을 보니 돈을 받았냐며, 음주 면허에 도주는 합의에 상관없이 형사 구속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담당 경찰관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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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저 어르신은 환갑도 넘어 보이시는데 꼭 저분을 구속해서 콩밥을 먹여야 속이 시원하십니까?

음주하신 것도 사실이고 저와 협의을 하다가 도주하신 것도 사실이지만 피해 당사자인 내가 괜찮다는데 굳이 구속하시려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경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노인을 무혐의 처리했고 나는 경찰서를 나와 터벅터벅 걸으며 속상한 마음을 추스른다.

“주일 오후 내내 이 무슨 아까운 시간 낭비란 말인가.”

나는 구시렁대며 다시 교회로 돌아왔는데 저녁 무렵 어르신의 큰아들이라는 분이 나와 동생을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교회 옆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다친 곳 없다는 우리에게 혹시 모르니 진찰이라도 받아 보라고 말하며 봉투를 던지듯 주시고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우리는 그분이 주고 간 봉투를 열어보는데 거기에는 20만 원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형! 20만 원이면 여행경비로 기도한다던 돈이네. 난 다친 데 없이 말짱하니까 먼저 갈게~”

회사 일이 바쁘다며 동생은 말을 마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나고, 나는 2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아들고 상념(想念)에 빠진다.

“이게 하나님의 응답인가? 우연인가? 기도 응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통해서 오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