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여주에서 도공의 꿈을 접고 서울로 올라온 나는 주변의 권유로 복음 세미나에 참석하게 됐다.
복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내 지난 삶을 조명해 보는 시간이었는데 나는 '사단의 존재와 놈이 하는 일'이 인생들의 삶 속에 일어난 불행의 본질'이라는 영적인 진리를 발견하게 됐다.
인간들은 대부분 자신의 불행은 ◯◯◯ 때문이라고 정의한다.
아담은 하와 때문에, 하와는 뱀 때문이라며 하나님께 항변하던 인생의 소리는 오늘도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나의 불행이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사단의 궤계(詭計)로 인한 '죄의 결과'라면 내가 아버지를 미워할 동기와 이유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며칠을 고뇌하며 맞은 그날 밤, 나는 차 안에서 깊은 묵상에 잠긴다.
“하나님! 이 말씀이 사실이라면 제가 아버지를 용서하고 사랑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 진리를 알고도 행하지 않는다면! 제가 아버지도 사랑하고 용서하지 못한다면!
어찌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 그들에게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주님의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해야 합니까? 지금 가오리까? 지금 가서 아버지에게 고백 하리이까?”
나는 핸들을 잡고 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아버지한테 따듯한 말 한마디 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지만 오늘 밤엔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버지에게 먼저 고백하겠다 마음먹고 말이다.
아버지 집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고 문을 열어주시는 아버지 얼굴에 취기가 어려있다.
“아버지!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얘기 좀 하시죠.”
“지금 피곤한데 다음에 하자.”
“아닙니다. 지금 해야 합니다. 잠깐이면 되니까 식탁으로 가시죠.”
“그래. 무슨 이야기인데 그러냐?”
“전 지금까지 아버지를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저의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네가 나이를 먹더니 철들었구나.”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다시 고백했다.
“아닙니다. 저를 이렇게 변화되게 한 건 세월(歲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십니다.
아버지!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나의 마음을 평생 짓누르며 괴롭히던 그 짐이 벗어지는 순간이었다. 놀랍다! 내가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다니 이는 기적이 벌어진 것이다.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을 대면하며 고백하던 요셉의 심장이 내 마음에 성취되며 투영(投映) 되는 듯 했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당신도 예외일 수 없지 않은가!
창 45:5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요 8: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