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덜컹덜컹, 지하철 1호선 망월사역이다.
동국대학 가는 길에 나의 마음에 왠지 교회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올라왔다.
“왜 이럴까? 오늘이 금요일이라 그런가?”
이유는 몰라도 교회에 가야 될 것 같은 마음에 번민하던 나는 창동역에서 내려 4호선을 갈아타고 교회로 향했다.
교회 입구에 노숙자 한 명이 앉아서 졸고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거지 바보!’라며 놀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쫓아내고 나는 별생각 없이 노숙자 옆을 지나 교회에서 기도의 시간을 가져보지만 마음이 답답한 것이 혹시 하는 마음에 현관문을 열어보니 그 노숙자가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성령님이 내 발걸음을 돌리신 이유는 이 노숙자에게 있는 것 같군.”
노숙자는 얼마나 씻지 않았던지 세상 처음 맡아보는 엄청난 악취 앞에 나는 심호흡하며 다가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예수 그리스도를 아십니까?”
“술 줘!”
“나에겐 술이 없어요.”
“담배 한 개비만.”
“나에겐 담배도 없어요. 하지만 지금 내겐 당신이 이 고통의 삶 속에서 해방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답이 있답니다.
이 모습은 원래 창조된 당신의 모습이 아니에요. 원래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하나님의 자녀로 지음을 입었답니다.
그런데, 인간이 죄로 말미암아.. (중략) 계 3:20에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그 노숙자의 두 손을 꼭 잡고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유심히 보니 노숙자가 내 또래의 청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지 못했다면 바로 이 자리에 내가 앉아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이 친구에게 꼭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전해야겠다.’
나는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그 친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하겠습니다.”
그 고백에 나는 두 손을 더욱 꼭 부여잡고 영접 기도를 인도했다.
그 청년은 드디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그분의 자녀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영혼을 위해 지하철에서 내 마음을 번민케해 이 자리로 인도하셨구나.
나는 그 청년에게 영접 후 인도받아야 할 신앙생활과 사단에게 속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짧게 얘기해 주면서 이 청년에겐 지속적인 보살핌과 말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여기 잠깐만 계세요. 제가 잠시 교회에 들어갔다가 나올게요.”
교회에는 조폭 출신이었다가 거듭나신 아저씨가 주무시고 계셨는데 나는 그분에게 “문밖 청년과 목욕탕에 가서 함께 씻고 이발도 하고 옷을 갈아입혀서 오자.”고 말한 뒤 서둘러 함께 교회 입구로 나오지만 그새 청년은 보이지를 않았다.
우리는 청년을 찾기 위해 나뉘어 교회 주변을 돌아다녀 보지만 그는 보이지 않고 나의 눈엔 눈물만 고인다.
“하나님! 노숙자 청년은 어디 있으며, 혹 찾더라도 체계적인 보호시설과 프로그램도 없고 재정도 약한 우리 교회로서는 큰 힘이 되어 주지 못할 텐데 하나님 돈은 다 어디 있습니까?
아놔~ 어떤 놈은 100만 원짜리 양주 한잔을 물 마시듯 마시고 있고, 어떤 X은 팬티 한 장에 수백만 원을 주고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는데 왜? 왜? 하나님의 심장을 품은 사람들은 이렇게 가난한 겁니까?”
나는 혼자 미친놈처럼 거리에서 구시렁거리며 교회에서 유일하게 사업을 하고 계시는 솔로몬 피자의 집사님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난 청년을 찾지 못한 것과 사회의 극단적 양극화에 분노하며 흥분되어 있었다. 그러다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시는 피자가게가 보여 그 분노와 흥분을 기도로 풀고자 했다.
“형님! 저 왔습니다.”
“◯◯야! 어서 와.”
“형님! 저는 목사도 선교사도 아니지만, 하나님의 심장을 품고 살아가는 평신도로서 형님을 위해 잠시 축복 기도하고 가면 안 되겠습니까?”
“왜? 축복 기도해 주려고?”
“네!”
“그래. 고맙지 뭐”
나는 집사님의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하나님 앞에 절규했다.
“하나님! 우리 집사님에게 복을 내려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저 죽어가는 영혼들을 바라보며 주께 부르짖는 집사님 되게 하시며, 집사님에게 사업의 형통함과 재물의 축복을 더 하사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쓰고도 남음이 있게 하옵소서.”
나는 집사님의 두 손을 부여잡고 대성통곡하듯 기도하고 황급히 피자 가게를 빠져나온 뒤 거리에서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하나님! 복음도 모른 채 죽어가는 형제들과 후대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심어주고 키워주고자 함께 부르짖을 동역자와 제자! 쓰고도 남음이 있을 경제력를 주옵소서.
오늘 주님께서 제 심장에 뜨거운 불을 심어주신 줄 압니다. 이 일에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만남을 믿습니다. 아멘!”